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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감상

파초 / 김동명

오선민 2017. 4. 21. 13:13

파초

 

김동명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렬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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