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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감상

호수 / 김동명

오선민 2017. 4. 21. 13:48

호수 / 김동명

 

여보,

우리가 만일 저 호수처럼

깊고 고요한 마음을 지닐 수 있다면

별들은 반딧불처럼 날아와 우리의 가슴속에 빠져 주겠지......

 

우리가 만일 저 호수처럼

맑고 그윽한 가슴을 지닐 수 있다면

비애도 아름다운 물새처럼 조용히

우리의 마음속에 깃들여 주겠지......

 

그리고 또

우리가 만일 저 호수처럼

아름답고 오랜 푸른 침실에 누울 수 있다면

어머니는 가만히 영원한 자장노래를 불러

우리를 잠들여 주겠지......

 

여보

우리 이 저녁에 저 호수가로 가지 않으려오

 

황혼같이 화려한 방황을 즐기기 위하여......

물결이 꼬이거던,

그러나 그대 싫거던

우리는 저 호수가에 앉어 발끝만 담급시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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