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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 고진하 본문

좋은 시 감상

라일락 / 고진하

오선민 2018. 3. 2. 15:39

라일락

 

고진하

 

돋을볕에 기대어 뾰족뾰족 연둣빛 잎들을 토해내는

너의 자태가 수줍어 보인다.

무수히 돋는 잎새마다 킁, , 코를 대 보다가

천개의 눈과 손을 가졌다는

천수관음보살을 떠올렸다.

 

하지만 세상의 어떤 지극한 보살이 있어

천개의 눈과 손마다

향낭을 움켜주고 나와

천지를 그윽하게 물들이는

너의 공양을 따를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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