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속도 / 이원규 본문
속도 / 이원규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인간들의 동화책에서만 나온다
만약 그들이 바다에서 경주를 한다면?
미안하지만 이마저 인간의 생각일 뿐
그들은 서로 마주친 적도 없다
비닐하우스 출신의 딸기를 먹으며생각한다
왜 백 미터 늦게 달리기는 없을까
만약 느티나무가 출전한다면
출발선에 슬슬 뿌리를 내리고 서 있다가
한 오백년 뒤 저의 푸른 그림자로
아예 골인 지점을 지워버릴 것이다
마침내 비닐 하우스 속에
온 지구를 구겨넣고 계시는,
스스로 속성재배 되는지도 모르시는
인간은 그리하여 살아도 백년을 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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