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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의 사랑 / 황도제 본문

좋은 시 감상

모순의 사랑 / 황도제

오선민 2013. 7. 26. 11:30

 

모순의 사랑 / 황도제

 

우리들의 사랑은

늘 슬픔을 위해 있는 것이다

아니라고들 말하지만

사랑이 얼마나 큰 슬픔인가는

사랑을 하지 않고는 모른다

쉽게 내뱉은 사랑이라는 말은

한 조각 마음을 잠시 채울 뿐

사랑으로 가득하리라는 믿음이

얼마나 큰 모순인가는 모른다

우리들이 꿈꾸는 충만한 사랑은

이별하면서 사라지고

사별하면서 없어지는데

사랑아

지상의 풀처럼 자라

기쁨만 있으리라는 사랑아

희열의 뒤

도사리고 있는 슬픔은 왜 말하지 않는가

육과처럼 흐르는 사랑 속에

씨앗처럼 단단한 슬픔이 있다는 것을

왜 사랑을 깨물고 나서야 알게 하는가

모순의 사랑아

모순의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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