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詩 창작강의 및 문학이론 (86)
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시적 사유의 방황과 고역과 어려움의 깊이 시인 김 백 겸 정경교융情景交融의 풍경 어둠 속을 걸어가는 한 스님을 보았다 달빛이 그의 발목에 감겼다 산 그림자가 그의 어깨에서 출렁거렸다 먼 산동네에서 개 짖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어둠이 그를 지웠다 어제 떠나온 길 오늘 떠나갈 ..
제3강 (이영춘 시인의 시 이야기) 글감(소재)잡기에 대하여 1. 글감은 ‘체험’에서 잡아라 Rainer Maria. Rilke 는 ‘시는 체험’이다.’ “나는 많은 것을 쓰고 싶다. 나에겐 생각과 추억이 넘치도록 많음으로.” 그는 글의 소재에 대해 이렇게 ‘체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그의 자서전..
글쓰기 요령 (이영춘 선생님 시작 노트에서 ) 1, 事實사실적인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예시: 이대흠의 <몸 안의 사랑> 전라도에 온 지 사흘이 지났는데/ 똥이 잘 나오지 않는다/ 똥이 안 나오는 것은 내가 아직 전라도를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 몸 안의 사랑을 찾지 못하고/ 끓고만 있기..
시에 대한 오해 1 시의 언어가 지니는 특수한 의미 기능에 짓눌려 시를 올바로 읽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언어를 표현 매체로 한다는 점에서 표현된 언어를 정확히 이해해야 함은 시에서도 마찬가지로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현 이상의 의미를 시의 언어에서 찾고자 하는 오류는 ..
뒤집기와 여백의 표현 - 서정춘 시집 <봄, 파르티잔> 서정춘 시집 『봄, 파르티잔』은 너무나 당당하다. 모두 33편의 시가 수록된 총 48 페이지의 시집이다. 구차한 발문도 없고 고뇌에 찬 시인의 프로필 사진도 없이 그냥 그뿐이다. 시집을 내주는 출판사 측에서 얼마나 황당했을까 생..
올바른 주제와 올바른 아름다움 우리 역사에 큰 획을 그은 80년대가 조용히 저물어 간다. 80년대는, 그렇다. 우리들에게 있어서 역사적인 연대로 기록되어 마땅하리라. 지난 70년대가 군사 독재로 일관된 암울한 시기였다면, 80년대는 이른바 민중 자각의 연대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민..
패러디, 모방, 표절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이 말은 대체로 모든 창조적인 결과물이 어떤 영향 관계에서 생성되게 마련이므로 하늘로부터 뚝 떨어진 것인 양 새로운 것이 있을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창작에 대하여 지나치게 부정적인 시각에서 보는 ..
시의 제목 붙이기 아내가 시집올 때 자기 사진을 챙겨 가져왔다. 친구들과 학창 시절에 찍은 사진, 직장 생활을 할 때의 사진, 혼자 멋을 부리고 찍은 독사진… 사진과 함께 그 시절의 추억도 같이 묻어 있을 것이었다. 유치원 다닐 때 찍었다는 다섯 살 때의 흑백사진을 본다. 너른 마당 한..
명시(名詩) 속의 '옥에 티' -- 올바른 시어의 선택을 위하여 1 요즘 들어 영화다운 영화를 본 적이 거의 없다. 기억에 남는 여운 있는 영화가 드물다. 그래도 작년에 본 <식스 센스>가 제일 나은 것 같다. 영화가 거의 끝나 갈 무렵 반전의 묘미를 가장 잘 살린 영화로 꼽을 수 있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