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그림으로 읽는 철학 (32)
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눈은 마음에 창이지요? 화가 나면 열이 눈으로 올라오고, 불안하면 눈빛이 흔들립니다. 사랑에 빠지면 눈빛이 부드러워지고, 안정적인 사람은 눈빛이 맑습니다. 총 맞은 것처럼, 아니, 저 그림의 남자처럼 칼 맞은 것처럼 가슴이 아프면 어떤 눈빛일까요? 쿠르베의 '상처 입은 남자..
스티브 잡스의 매력은 돈이 아니지요? 편리한 컴퓨터 세상도 아니고, 끝없는 혁신도 아닙니다. 그의 매력은 직관입니다. 그는 직관을 따라 산 자, 직관이 살아있는 자였습니다. 나는 잡스를 돈이 덫이 되지 않은 경영자로, IT업계 황제라는 왕관이 덫이 되지 않은 인간으로 기억합..
음악도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라면서요? '부활'의 김태원씨의 말입니다. 찬찬히 김태원씨의 태도를 살펴보면 그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체현하고 있는 진정한 멘토입니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진리는 발명이 아니라 발견입니다. 스승이란 진리를 파는 장사꾼도 아니고, 진리를..
인간은 빵으로 살고, 재능으로 죽는 거라며 화를 낸 사람은 세잔의 아버지였습니다. 그 말만 들어도 알겠습니다. 세잔의 아버지가 얼마나 완강하고 무서웠는지를. 자수성가형의 강한 아버지는 배고픈 화가가 되고자 하는 아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겁니다. 재능으로 죽어도 미..
천국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기보다 지옥에서 홀로 살기를 선택하겠다고 고백한 이는 소로였습니다. 소로는 월든 숲속에다 오두막 한 채를 짓고 스스로 밭을 일궈 먹으며 평생을 고독하게 살았습니다. 그는 40대 후반의 나이에 갑자기 찾아온 폐렴에 걸려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가 ..
릴케는 노래했습니다. 사랑은 햇살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온다고. 그런데 앙리루소의 저 그림 '뱀을 부리는 여자'(1907년, 캔버스에 유채, 169×189.3㎝, 오르세 미술관, 파리)를 보면 사랑은 달빛을 타고 오는 것 같습니다. 저 그림에서 달이 없다면…? 숲은 얼마나 적막했을..
무엇을 할 때 자유를 느끼십니까? 무엇을 할 때 가슴이 뻥 뚫리고 호흡이 편안하신가요? 마티스의 '원무'는 춤을 출 때 자유로운 여인들을 그렸습니다. 한번 보고 나면 자꾸자꾸 떠오르고 자꾸자꾸 보고 싶은 연인 같은 그림입니다. 그림은 참 단순합니다. 하늘과 땅과 춤추는 5명..
종종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을 봅니다. 다윗이 누구에게나 빛나는 생의 주연이었다면, 요나단은 생각할수록 빛나는 조연이었습니다. 다음 대에 왕이 되어야 할 왕자로서 요나단은 자기보다 빛나고 있는 친구 다윗을 질투할 만도 한데 그는 오히려 아버지의 질투로부터 친구 다윗..
아이는 생각보다 눈치가 빠릅니다. 누울 자리를 보지 않고는 발을 뻗지 않습니다. 영국 화가 오처드슨이 그린 '아기도련님'을 보십시오. 아기 기분이 참 좋은 것 같지요? 아기가 저렇게 엄마가 부쳐주는 부채에 반응하며 천사처럼 노는 건 아기의 마음을 읽어주는 엄마가 있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