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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임진강 / 강인한 1 괴로운 빛깔을랑 가슴으로 문지르자. 찢기운 나랫자락 강물은 굽이 흘러 나비의 나랫짓 위에 선연한 종, 종소리. 2 차라리 한 그루의 나무로나 서볼거나. 나비가 내다보는 가슴 안의 바람 속을 피 먹은 울음빛으로 떠오르는 산하(山河)여. 3 별들이 물에 잠긴 잿빛 강물 굽이에는 꽃내..
<3>-우리가 만나자는 약속은/강인한- 사람 사는 일이란 오늘이 어제 같거니 바람 부는 세상 저 아래 남녘 바다에 떠서 소금 바람 속에 웃는 듯 조는 듯 소곤거리는 섬들 시선이 가다 가다 걸음을 쉴 때쯤 백련사를 휘돌아 내려오는 동백나무들 산중턱에 모여 서서 겨울 눈을 생각하며 젖꼭지만한 꽃..
<2>-그 해 가을의 일기/강인한- 지금 내가 손바닥에 받아 보는 이 해의 가을 햇빛은 정말로 햇빛입니까. 지금 내가 하늘을 우러러 흘리는 눈물은 정말로 눈물입니까. 하느님, 아아 나의 하느님 지금 나는 어느 낯선 별에서 숨을 쉬고 있습니까. 지금 내가 묻는 이 물음을 당신은 그 먼 곳에서 정말로 ..
1>-봄 회상/강인한- 찻물을 끓이며 생각느니 그리움도 한 스무 해쯤 까맣게 접었다가 다시 꺼내 보면 향 맑은 솔빛으로 내 안에서 우러날거나 멀리서 아주 멀리서 바라보기엔 천지에 봄빛이 너무 부신 날 이마에 손가리갤 얹고 속마음으로만 가늠했거니 보이는 듯 마는 듯 묏등을 넘어 푸르릉푸르릉 ..
전라도여, 전라도여 -- 강 인 한 Ⅰ 거덜이 난 고향, 서울에서 대학을 나오고 유창한 서울말을 구사하러 친구는 서울로 가버렸지. 컬컬한 막걸리를 버리고 드는 낫을 버리고 친구는 도시로 나가 운전을 배우고 맥주도 홀짝이고 그리고는 택시 운전수가 되었지. 월남..
아이러니의 시 '이불' /강인한 이불(二不) 박남희 나는 밤마다 침대 위에서 아내와 함께 이불을 덮고 잔다 나는 때때로 이불이 귀찮아서 걷어찰 때도 있지만 날씨가 추울 때 아내는 이불을 혼자 끌어다 덮는다 그럴 때 나는 허공을 휘젓다가 붙잡히는 것 아무거냐 가령 노자(老子)의 도(道)와 같이 휘저..
오세영 온천 정차를 모르는 저 끝없는 질주 어디에 가겠는 것이냐 무슨일로 가겠다는 것이냐 수천억 키로를 달려온 지구 엔진은 과열이다 온 차체가 뜨끈하다. 오버 히트 라디에이테에서 철철 끓는 물이 넘친다. 한 번쯤은 질주를 멈추고 뜨거운 몸을 식혀야 할 지구는 지금 이상난동 - 『월간문학』20..
신들의 놀이터 강인한 태초에 말씀이 있어도 좋고 장엄한 노을 아래 배경음악을 까는 것도 좋겠지 삼면을 장벽으로 세우고 한 쪽은 바다가 좋아 평화로운 바다 지중해 대낮의 길거리 아무데도 도망칠 곳이 없는 거리에 아이들이 달리면서 손을 흔들어 날아오는 비행기를 향해 키득키득 웃으면서 손을..
출처 : 원주문학글쓴이 : 만주사변(서봉교) 원글보기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