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민 시인의 서재입니다
큰 산 / 경대호 본문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큰 산
경대호
지난밤
숫자를 머리맡에 두고 잠이 들었다
대차대조표에 쫓겨 도망치는 나를
진땀 흘리며 쳐다본다
큰 산 하나 조용히
내 잠 속으로 걸어와
꽃과 바람을 주었다
흰 눈과 영롱한 햇살을 주었다
단호한 고요로
담백하게 그냥, 서 있기만 한
어머니가, 조용히 웃고 계셨다
-출처 : 『詩하늘』(2012. 겨울)
-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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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이라도
어머니는 얼마나 큰 위로인가
사업 때문에 골치 아픈 아들 꿈속에 찾아와
꽃과 바람을 주시고
흰 눈과 영롱한 햇살을 주시는
그러면서 단호한 고요로
담백하게 그냥, 서시어
조용히 웃으시는 어머니
누가 봐도 이건 길몽이다
영명한 해법을 주시는 게다
감사할 일이다
잠에서 깨면 크게 기도할 일이다
고속도로에서 운전 중 잠든 나를 깨우신
어머니, 마리아 님
살아있다는 건 기적이다
어디서건 자랑한다
내 생명은 나의 것이 아님을 안다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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